시칠리아 스핀치오네 레시피, 두툼한 빵 같은 이탈리아식 피자 만드는 법
이탈리아 하면 얇고 바삭한 나폴리 피자나, 납작하고 긴 로마식 피자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남쪽의 아름다운 섬 시칠리아에는 이와는 또 다른 매력의 독특한 피자, 바로 스핀치오네(Sfincione)가 있습니다. 시칠리아어로 '두꺼운 스펀지'를 의미하는 이 요리는 이름처럼 폭신하고 두툼한 빵 위에 푸짐한 토핑을 얹어 만드는, 흡사 포카치아 피자와도 같은 매력을 지닌 가정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스핀치오네 레시피는 시칠리아의 따뜻한 햇살과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는 소박하지만 든든한 한 끼를 선사할 것입니다.
낯설지만 친숙한 시칠리아의 풍미
스핀치오네는 일반적인 피자와 달리 도우가 훨씬 두껍고 부드러우며, 마치 잘 발효된 빵처럼 쫄깃하면서도 폭신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전통적인 스핀치오네는 빵집에서 판매하는 소박한 길거리 음식이자 가정에서 즐겨 먹는 음식으로,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앤초비의 짭조름한 감칠맛, 달콤하게 익은 양파, 새콤한 토마토소스, 그리고 위에 뿌려진 빵가루가 어우러져 복합적이면서도 조화로운 맛을 냅니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앤초비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소량만으로도 음식의 깊이를 더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푸짐한 2인분 스핀치오네 재료 준비
폭신한 스핀치오네 도우
강력분 200g
따뜻한 물 150ml (40도 정도)
드라이 이스트 4g (약 1 작은술)
설탕 5g (약 1 작은술)
소금 3g (약 0.5 작은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15ml (약 1 큰술)
정통 스핀치오네 토핑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30ml (약 2 큰술)
양파 1개 (중간 크기, 얇게 슬라이스)
통조림 다진 토마토 또는 토마토 퓨레 200g
앤초비 필레 3~4개 (선택 사항, 다져서 준비)
오레가노 0.5 작은술
빵가루 3 큰술
카치오카발로 치즈 50g (없으면 프로볼로네, 모차렐라, 또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섞어서 사용)
소금, 후추 약간
두툼한 빵이 완성되는 조리 순서
1. 도우 반죽하기: 넓은 볼에 따뜻한 물, 이스트, 설탕을 넣고 5분간 두어 이스트를 활성화시킵니다. 거품이 올라오면 강력분, 소금, 올리브유를 넣고 주걱이나 손으로 섞어 한 덩어리로 만듭니다. 반죽이 매끄러워질 때까지 약 10분간 치대거나, 반죽기가 있다면 저속으로 돌립니다. 반죽이 손에 끈적하게 붙어도 괜찮습니다.
2. 1차 발효: 반죽을 올리브유를 살짝 바른 볼에 넣고 랩을 씌워 따뜻한 곳에서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발효시킵니다. 반죽이 2배 정도로 부풀면 됩니다.
3. 토핑 준비: 발효되는 동안 토핑을 준비합니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얇게 슬라이스 한 양파를 넣고 중약불에서 투명해지고 캐러멜라이징될 때까지 약 10-15분간 볶습니다. 앤초비를 넣는다면 이때 함께 넣어 으깨면서 볶아 향을 냅니다.
4. 소스 만들기: 볶은 양파(와 앤초비)에 다진 토마토(또는 퓨레), 오레가노, 소금, 후추를 넣고 약불에서 10-15분간 졸여 소스를 만듭니다. 소스는 너무 묽지 않게 자작한 농도로 만들어야 합니다.
5. 도우 성형 및 2차 발효: 23x33cm 정도의 베이킹 트레이(오븐 팬)에 올리브유를 넉넉히 바릅니다. 발효된 도우를 트레이에 올리고 손가락 끝으로 살살 눌러 팬 가득 넓혀줍니다. 두께가 균일하게 되도록 신경 써주세요. 랩이나 깨끗한 천으로 덮고 30분 정도 다시 발효시킵니다.
6. 토핑 올리기: 발효된 도우 위에 준비한 토마토소스를 골고루 펴 바릅니다. 그 위에 잘게 썬 카치오카발로 치즈(또는 대체 치즈)를 뿌리고, 마지막으로 빵가루를 고르게 흩뿌립니다. 빵가루는 스핀치오네 특유의 바삭한 식감을 더해줍니다.
7. 굽기: 200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고 25-30분간 굽습니다. 빵가루와 치즈가 노릇하게 익고 도우가 황금빛이 돌면 완성입니다. 오븐마다 성능이 다르니 중간에 확인하면서 시간을 조절해 주세요.
한입 먹었을 때 느껴지는 맛의 향연
갓 구운 스핀치오네는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면서도 폭신한, 그야말로 '스펀지' 같은 질감을 자랑합니다. 처음 한입 베어 물면 달큰하게 익은 양파와 새콤한 토마토소스의 조화가 입안 가득 퍼지고, 이어서 앤초비의 깊은 감칠맛(선택 시)이 짠맛과 어우러져 풍부한 풍미를 선사합니다. 카치오카발로 치즈는 고소하면서도 부드럽게 녹아들어 전체적인 맛의 균형을 잡아주며, 마지막에 느껴지는 빵가루의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이 독특한 매력을 더합니다. 일반 피자처럼 치즈가 쭉 늘어나는 비주얼은 아니지만, 한 조각만으로도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이렇게 즐긴다
시칠리아에서는 스핀치오네를 주로 빵집이나 피자 가게에서 큼지막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구워 판매합니다. 사람들은 길을 가다가 출출할 때 한 조각씩 사서 간식처럼 즐기기도 하고, 집으로 가져가서 와인이나 맥주와 함께 식사 대용으로 먹기도 합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금요일이나 육류를 먹지 않는 날을 뜻하는 '금식의 날'로 여겨져, 고기 없는 스핀치오네를 즐기는 문화가 있습니다. 앤초비는 해산물로 분류되어 이때 먹어도 괜찮지만, 지역과 가정에 따라 앤초비 없이 만들기도 합니다.
한국 주방에서 더 쉽게 만드는 방법
스핀치오네는 생각보다 가정에서 만들기 어렵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강력분 대신 중력분을 사용해도 어느 정도 비슷한 식감을 낼 수 있습니다. 이스트 활성화 과정이 중요하므로 따뜻한 물 온도를 잘 맞춰주세요. 앤초비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빼도 되지만, 짭조름한 맛의 깊이를 위해 소금의 양을 약간 늘리거나 액젓 한두 방울을 소량 넣어 감칠맛을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카치오카발로 치즈 대신 모차렐라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섞어 사용하면 좀 더 익숙하면서도 풍부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빵가루는 일반 식빵을 갈아서 사용해도 좋습니다.
남았을 때 더 맛있게 먹는 법
스핀치오네는 갓 구웠을 때 가장 맛있지만, 남은 경우에도 맛있는 간식이 될 수 있습니다. 상온에서는 하루 정도 보관이 가능하며, 랩으로 잘 싸서 냉장 보관하면 2~3일 정도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차갑게 먹어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데워 먹으면 빵의 폭신함과 토핑의 풍미가 다시 살아납니다. 특히 에어프라이어에 180도에서 5분 정도 데우면 빵가루가 다시 바삭해지면서 갓 구운 듯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남은 스핀치오네를 한입 크기로 잘라 아이들의 간식으로 주거나, 맥주 안주로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시칠리아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이 특별한 스핀치오네는 획일화된 피자 대신 새로운 맛의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정취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댓글
댓글 쓰기